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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농법

이제는 태평농이다! 논농사 시작!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태평농 논농사!

 올 초 태평농 이영문 선생님께 배운 태평농법으로 논농사를 시작한다. 주위(특히 부모님!)의 반대와 눈총을 받아가며 하나하나 준비해서 일부 논에 볍씨 파종을 한다.

 

[2013-03-17] 금년 태평농 교육을 받고 올 벼 농사를 태평농법으로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배수로 내기!

 

  몇 몇 논을 빼고는 아래와 같이 물이 많이 고이는 논이라 배수로는 필수다! 벼 키울 때 3일 물을 대고 7일 물을 빼는데, 배수로가 없으면 한쪽부터 물이 들어가고 빠지기 때문에 생장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어 좋지 않다. 특히나 2모작 시 겨울 작물을 밀이나 보리류를 심게 되는데, 물이 차 있으면 발아 자체가 안되거나 생장이 느려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삽질로 배수로를 만드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우선 물을 돌리거나 물 빠질 정도만 배수로를 내서, 논을 말린 후에 관리기나 트렉터(보리배토기)를 이용할 생각이다. 그런데 이 배수로를 내는 것도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다. 혼자 해봤는데... 정말 삽질이다.. ;;

 

   다행히 태평농에서 만난 몇 분의 동지분들께서 태평농을 체험해보고 싶다고 자원하셔서 자주 오시는데,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일을 끝냈을 지 상상이 안간다. 정말 감사합니다^^

 

   [2013-04-05] 마른 논부터 작업하기로 하고 관리기(빌린 거)에 구굴기를 붙여서 배수로를 낸다. 아버지 농사 도와드린다고 관리기로 감자랑 고추 고랑은 내 봤지만 구굴기를 쓰는 건 첨이라 생각보다 힘들다. 바퀴 사이 간격도 최대한 줄어놔서 툭하면 넘어지기 일쑤다. 배수로 깊이도 일정하지 않고... 구굴기를 써본 사람도 없어서 부속품 한가지를 달지 못해서 배수로 중간에 흙이 남았다.

 

   이리 저리 해보다가 흙 밀어내는 부속도 달고 다시 배수로 작업을 시작했으나 작업이 쉽지 않다. 콤바인 바퀴자국 때문에 울퉁불퉁하면 넘어지기 일쑤고, 좀 젖은 땅에는 빠지기 일쑤다. 한번 빠지면 한시간 넘게 낑낑대면서 땀을 쏙 빼게 만든다. 지지다.

  결국, 관리기로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좀 더 마른 후에 트렉터에 보리배토기 붙여서 작업하기로 하고, 물꼬 내는 작업만 마무리를 한다.  아래 사진은 4월 28일 사진. 일부엔 호밀이 자라고 있다.

 

    [2013-05-10] 풀은 자라고 파종할 날은 가까워 지는데 논이 마를만 하면 비가 내린다.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고 이거야 원...

 

   틈틈이 물꼬 정비 작업도 한다. 논 밖으로 빼는 물꼬와 아래 논으로 물을 넘겨주는 물꼬를 각각 작업하는데, 물꼬는 물이 빠지면서 흙이 유실되기 때문에 작업이 까다롭다. 작년에는 보온덮게를 깔았는데, 올해는 풀을 자라게 해서 해 보려고 바닥에 야자수로 만든 망(조경용 자재. 겨울에 나무 묶어 주는 것)을 깔고, 풀씨를 뿌리고, 주변에 있는 풀도 옮겨 심고... 꽤나 정성을 들였는데 잘 버텨줄지...

 

   배수로 수평이 안맞아 물이 고인 곳이 보인다. 물꼬쪽을 좀 더 파서 보강해 준다.

 

   [2013-05-17] 호밀이 부쩍 부쩍 큰다. 호밀 크는 건 좋은데, 아직까지 배수로와 평평하게 논 고르는 작업을 못하고 있다. 하늘이시여~!

 

   [2013-05-24] 며칠 째 비도 내리지 않고 이상 고온현상으로 논이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며칠 만 더 이상태면 작업하기 딱 좋겠는데, 비 소식이 들린다. 다음주 월~수, 양도 꽤 된다고 한다. 하필 토.일 양일간 모두 일정이 잡혀있고, 빠지기도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금요일에 작업하기로 맘먹고, 부랴부랴 사촌형한테 트렉터 예약하고, 양평 농업기술센터에서 보리배토기를 빌린다(1일 만원. 배송은 본인 차로. 3일 전에 예약해야 하는데, 비소식에 부랴부랴 전화로 사정해서 당일날 빌려왔다). 

 

   몇몇 논을 제외하고는 지난 해 추수할때 사용한 콤바인 바퀴 자국이 깊게 남아서 얕게 경운(로터리)을 할 수밖에 없다. 논의 수평이 맞지 않고 높이 차이가 나면 물관리가 힘들다. 물에 잠기지 않는 곳은 풀 발생이 많아진다.

 

  트렉터로 하면 금방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경운을 해야하는 곳이 많다. 게다가 일부 지역은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서 로터리 바퀴가 빠질 정도여서 바퀴자국 땜빵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결국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바로 전에 경운과 배수로 작업을 끝낸다(버뜨! 나중에 보니 한다랭이가 작업이 안되었다ㅠ). 경운 후에 보리배토기를 사용해서인지 배수로가 깔끔하지 않아 삽질을 또 해야한다 ㅠ

 

   [2013-05-25] 올해는 6월 중순에 장마가 온다던데, 그렇게 되면 풀 잡는데 애로사항이 많을 듯 하여 비오기 전에 파종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도와주시는 분들께 부랴부랴 연락드리고, 볍씨(밥맛 좋다는 고시히까리. 중조생종)를 준비한다(미리미리 했으면 좀 좋냐? 쩝). 작년에 시험삼아 직파했다 풀에 녹아난 논에서 수확한 볍씨인데(아무래도 강한놈들이 살아남지 않았을까?), 집에 있던 작은 콤바인으로 수확해서 인지, 볍씨에 꼬투리가 많이 붙어있고 짚도 많이 섞여있다. 더구나 풀씨도 많다 ㅠ. 하루 정도 하우스에 말린다.

 

  볍씨를 꺼내다 생각하니 경운을 해서 풀을 뒤집어 엎은 논에 풀 잡을 방법이 없다. 파종하고 10일 후에 제초(침투이행성 제초제 또는 10% 소금물 사용)해야 하는데, 경운을 해 놓아서 그때까지 풀이 안올라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 논은 마르지 않게 물을 막아놓고 풀이 발아된 후에 파종하기로 결정하고 경운을 하지 않은 530평만 작업하기로 결정한다.

 

  다음날,  볍씨를 하루 정도 물에 담가놓아야 한다고 하니, 쭉쩡이와 풀씨, 지푸라기등을 제거하고 물에 담가놓는 일이 급하다. 집안 모임이 있는 날인데 양해를 구하고, 부랴부랴(맨날 부랴부랴.. ^^;) 볍씨 고르는 작업에 돌입! 1차로 선풍기로 알곡과 나머지를 분리시킨다.

 

   꼬투리 붙은 놈들을 분리하기 위해 분리된 알곡으로 키질을 한다.  꼬투리 붙은 녀석들을 키에 강하게 비벼서 꼬투리를 일정 정도 분리한다. 풀씨가 섞인 부분은 채로 쳐서 풀씨를 걸러 낸다.

 

    한 포대를 분리하고 나니 27.6Kg이 나온다. 2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듯...

 

   시간이 좀 더 있으면 소금물로 쭉정이를 한 번 더 거를 텐데, 아쉬움을 달래면 물에 담갔다. 파종량은 5월 중 하순경에 할 경우 300평당 5~7Kg을 한다고 하는데, 쭉정이로 빠지는 것도 있고, 소금물로 걸러내지도 않으며, 첨하는 거니 좀 더 준비를 한다 생각해서 17.6Kg을 물에 담근다. 생각보다 물에 뜨는 쭉쩡이가 많다. 2Kg 넘게 빠지는 듯...

 

   일부지만, 밀과 헤어리비치(녹비작물, 태평농 교육을 받기 전에 뿌려놓은 건데, 이영문 선생님은 심지 말라신다. 항상 한템포 정보가 늦어서 피본다)가 잘 자랐다. 원래는 이 녀석들 수확시기에 맞춰 파종을 하려고 했는데, 그냥 베어서 멀칭하기로 결정한다. 헤어리비치 꽃이 생각보다 이쁘다^^ 

 

    [2013-05-27] 태평농에 관심이 많이서 경험하신다고 자주 오시는 분(좌)이 이천에 사시는 친구분과 같이 오셨다. 11시 정도에 벼를 건져냈다(약 23시간 담금).

 

    동력분무기(비료살포기)에 넣어 파종하려면 어느정도 물기가 빠져야 한다고 해서 널어놓고 선풍기를 틀어 놓았다. 어느정도 물기가 빠진 후에 논 크기에 따라 비율로(물에 젖어서 Kg으로 나눌 수가 없다) 적당히 나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논 하나가 파종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는다. 물에 담가놓았던 거라 나중에 파종하기도 뭐해서 그냥 다 파종하기로 결정.대략 300평에 11Kg은 들어간 듯.

   

   밀 꽃이 보여서 한 컷! 근데 저 불청객(파리)은 뭐냥~

   

   비가 조금씩 오다 말다 하는 와중에 비를 맞으며 파종을 한다. 배수로를 따라 4파트를 나눠서 볍씨를 나눈 후에 골고루 파종. 조금씩 한번 뿌린 후에 두번째 뿌릴 때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식으로 했더니 골고루 뿌려지는 듯 하다.

 

   나머지 한 팀(3분)도 오셔서 같이 직파! 다들 열심이시다~

 

   한 두 다랭이만 직파하고 나머지는 동력분무기를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사람이 많아서인지 금방 끝이나서 동력분무기 시험삼아 한 다랭이만 뿌려보았다. 골고루 뿌려지고 시간도 많이 단축된다. 양이 많을 때는 동력분무기를 사용해야 할 듯.

 

   파종 후에는 밀과 자생초를 베었다. 많이 자란 논 한다랭이는 내가 예초기로 자르고 한분이 갈퀴로 골고루 퍼뜨려 놓았다. 나머지 논은 낫을 들고 나머지 분들이 수고해 주셨다.

 

    이 논은 일부를 경운했는데, 그냥 파종해 본다. 물도 하루 정도 빼지 않고 두고 본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

 

   우여곡절 끝에 2마지기 정도 파종을 끝냈다. 나머지 8마지기는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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