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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농법

[교육] 태평농법 단기 기본교육 참석

고대하던 '태평농업' 교육을 받다.

무농약, 무비료, 무경운의 태평농법. 자연생태계와 조화를 이룸으로서 자연의 재생산 과정을 유지하고, 환경을 보전하여 장기적인 생산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영농체계. 지속 가능한 농업

 

   2013년 2월 23일 ~ 25일, 2박 3일간의 태평농법 단기 기본교육 과정에 참여했다.

 

   지난 해, 논농사를 자연농업으로 해서 적당한 수확과 순조로운 판매를 했으나, 자연농업 자재를 만드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자연농업 자재를 엽면시비 하는 것도 생각 이상으로 많은 손이 가는 작업이라 새로운 농법을 찾던 중 김윤수 선생님(Ofica, 자연순환유기농업)께 '태평농법'을 추천받았다.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태평농법 이영문 선생님의 저서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그래요?'를 읽고 감명을 받아 교육 공지가 뜨기를 고대했다. 지난 달에 년중 계획 공지가 뜨고 이 달 중순경에 드디어 교육 공지가 떠서 바로 신청을 했다. 전날 출발시간을 정하기 위해 주소를 찾아보니 '경남 사천'! 좀 멀어보이는데... 하고 길찾기를 해보니 거리 335Km, 소요시간 4시간 반! 허걱... 양평에서 출발하기에 대중교통도 마땅치 않고 해서 어쩔수 없이 혼자 차를 끌고 출발했다.  

   4시간 정도 차를 몰고 교육장에 도착하니 '태평농'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있는 2층 건물에 도착했다. 30여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오른쪽 끝 맨 앞자리가 비어 있어 그리로 가니, 자연순환유기농업 교육을 같이 받았던 동기생(?)들이 5명이나 있었다(나중에 보니 그 중 네분은 같은 곳으로 귀농하려고 귀농지를 알아보는 중이라 한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앉았는데 생각보다 추웠다. 남해가 가까이 있는 곳이라 따뜻할 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태피들(태평농 회원 모임) 회장 및 간부들이 소개되었다. 회장(교육분과장 겸임), 부회장, 총무, 국제분과장, 식품분과장, 기계전기 분과장, 바다과장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었다.

<간부들 소개. 사진을 못찍어서 태평농 홈페이지의 교육후기에서 퍼왔다^^>

   드디어 태평농 이영문 선생님이 강의를 시작하였다. 이런 교육을 받을 때 마나 느끼는 것이지만, 한 길을 걸어오신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이영문 선생님 또한 소신을 가지고 30년 넘게 외길을 걸어오신 분 답게 그 자부심이나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토종 종자를 찾아 해외까지 찾아가서 가져와서 실험을 하고, 해외의 우수한 종자를 몇년에 걸쳐 토착화하여 회원들에게 제공한다고 한다. 한국 농업 실정에 맞는 농기계 개발도 하시고, 전통식품, 토종 닭, 과수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여러일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우리가 '아카시아'라는 꽃이 실제는 '아카시'라는 꽃이고 아카시아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졌었는데, 중국에가서 아카시아 종자 중 일부를 가져와서 토착화를 실험하고 있다거나, 정부보조로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헤어리베치'가 사실은 농사에 도움이 안되고 한번 씨를 뿌리면 잡초처럼되어서 나중에 제거에 애를 먹는다는 말씀도 해주셨다(지난해 일부 논밭에 헤어리베치 뿌렸는데, 난감하다^^;;)

<이영문 선생님과 함께 한컷!>

   기계전기 분과장의 LED등이나 다목적 농기계, 교육분과장님의 주곡농사 경험담, 국제분과장님의 해외 우수종자 토착화 등 회원들의 활동 발표가 교육 중간 중간에 있었는데, 그 노력이나 열정이 돋보였다.

   하나 하나 발표가 끝날 때 마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이 아쉬웠다. 3월 중순에는 중국에 개암 열매와 당나귀를 검토하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방문한다고 하는데, 관심있으면 자비로 참여하라고 한다. 참 땡기는데 어찌될지...^^

   교육장에 숙소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아 첫날은 여성동지들만 숙소를 이용했고, 남자들은 온천옆에 있는 모텔을 이용했다. 숙소는 전기장판이나 몸에 해로운 비닐 장판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 바닥에 열효율이 좋은 온풍기를 구들과 같이 사용한 직접 만든 친환경 숙소였다. 처음엔 바닥이 따뜻하지 않으나 자다보면 더울거라 했는데, 다음날 아침 다들 추웠다고 한다. 아직 공사가 미흡해 둘째날은 모두 근처 모텔에서 잤다^^

   첫날 밤에는 남자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농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둘째날은 옆방과 함께 술 한잔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나이, 지역 등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들이었는데 태평농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심취했다.

   식사에도 신경을 써 줬는데, 밖에서 나가 먹을때는 인공 조미료가 최대한 들어가지 않은 곳에서 먹었고 교육장에서 먹을 때는 태피들 간부들이 태평농 쌀 등으로 직접 만든 음식으로 먹었는데, 모두 맛있었다. 그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은 참붕어 어탕! 참나무로 4시간동안 끓여서 뽀얗게 우러난 단백한 맛이 으뜸이었다. 부모님이 생각나 포장해 와서 집에서 먹었는데, 엄마가 특히 좋아하셨다.

   아쉬운 교육을 마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나는 엄마가 부탁한 멸치를 사러 30Km 떨어진 삼천포 항에 들렸는데, 가는길에 같이 교육받은 한 분과 함께 '다솔사'에 들렸는데 뒷자락에 차밭이 있는 아담한 절이었다. 신라시대때 지은거라 하니 꽤 오래된 고찰이다. 삼천포 항에 들러 볶음용 멸치를 사고 대전에 사는 후배녀석 집에서 한잔하고 다음날 올라왔다.

   이제는 태평농법으로 벼농사를 해야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걱정의 원인은 아버지... 작년에도 농약이나 비료, 제초 문제로 힘들었는데, 태평농법은 파종시기도 늦고 직파이다 보니 태평농법으로 모두 적용하는 것은 절대 무리다. 지금도 벼 모종을 주문하라고 난리신데...(나는 모판에서 키우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는 쉽지않으니 일부만 하라고... 물론 틀린말은 아니지만서도...)

   일딴, 모판을 육묘장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한 후에, 실패하면 전체를 태평농법으로 하고, 성공하면 일부만 태평농법으로 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