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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일기

[12.09.22] 귀농 후 첫 벼 수확!

"무농약! 무 화학비료! 대부분 직접 만든 자연 농업 자재를 이용해서 키운 벼! 생애 첫 벼 수확!!" 

[2012-09-20] 고시히까리 벼 추수 준비

벼는 익어 가는데, 비오는 날이 많아 논바닥이 마를 날이 없어 차일 피일 추수일을 미루다가 날이 개는 대로 날을 잡았습니다. 9.21일 금요일로!

 세번에 걸친 비로 벼가 많이 쓰러졌습니다. 벼가 쓰러지면 수확량이 줄어드는데...

 콤바인이 들어갈 자리와, 콤바인으로 베기 힘든 곳을 먼저 낫으로 베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혼자 해도 충분해 보여서 큰소리 땅땅 치고 시작을 했는데, 쓰러진 벼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결국, 아버지께서 낫을 들고 오셨습니다. 8시에 일 시작해서 5시에 일 마치고 나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군요. 그래도 첫 수확이라 기대가 됩니다. 과연 수확량은...??

무농약으로 화학비료 없이 키우느라 이런 저런 말들을 많이 들었기에 수확량이 적으면 내년 농사에 에로사항이 생길 듯 합니다. ^^;

 

[2012-09-21] 깡촌이고 논이 작기 때문에 영업적으로 콤바인 활용 하는 사람은 이 골짜기 까지 안오기 때문에, 조카 외삼촌께 부탁했습니다.

이슬이 말라야 건조하기 좋은데, 날이 흐려서 좀 늦게 시작했습니다. 운전하시는 분도 올해는 처음 운전하는 거라 우선 맨 아래 다랭이에서 시운전 중입니다.  그런데 올해 유난히 비가 많아서 논이 너무 질퍽해져서 콤바인이 빠져서 논 한쪽은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나중에 혼자 낫으로 ^^;

 점심 먹고 본격적으로 추수 시작!

예전에는 콤바인에서 쌀을 바로 쌀자루에 받아서 떨궈놓았는데, 요즘 나오는 콤바인은 칠팔백 킬로 정도 저장이 가능해서 두다랭이 정도는 그냥 진행합니다.

 닭 키우는데 짚이 필요해서 짚을 썰어서 깔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바닥이 젖은 상태라 통째로 짚을 깔면 바닥에 붙어버려 걷어서 쓰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더군요(저는 짚을 묶어서 떨궈주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냥 쭉 깔아 놓던가 뭉쳐서 떨궈 놓던가 한다는...). 짚을 걷어내지 못하면 내년 농사때 경운 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어느정도 바닥이 마른 논에만 짚을 떨궈달라고 했는데 하다보니 작은 논 두 다랭이밖에......

 조금 큰 논 두 다랭이를 베고나니 저장 통이 다 차서 벼를 쏟아 냅니다. 자연 건조를 하려고 바닥에 비닐을 깔고, 멍석을 깔아 놓았습니다.

 그냥 편하게 다 건조기 돌려서 방앗간에서 한꺼번에 도정을 해서 팔라고 하는데, 밥맛을 위해서 고집을 부려서 절반 조금 넘게는 건조장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갖가지 이유를 대서 바닥에 쏟아 놓았습니다.

 바닥이 젖어 있고 도복(쓰러짐) 된 벼가 많아, 끼임과 고장으로 하루만에 작업을 못하고 작은 논 세다랭이는 다음날 작업을 했습니다.

직파한 논 두 다랭이(200평 가량)은 그냥 손으로 베기로 하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벼를 어떻게 건조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고온에서 짧은 시간에 건조하면 쌀이 갈라져서 산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밥을 하고 나면 밥알이 불어터져서 맛이 없어집니다.

가장 안좋은 방법은 아스팔트에서 건조 하는 것. 온도가 높아 빠르게 건조되기 때문에 길 가다보면 간혹 보이나 밥맛은 가장 안좋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땅 위에서 서서히 말리는 것. 날이 좋아도 3~4일 걸리고, 비라도 오면 난감하지만 밥맛은 가장 좋고, 보관성도 좋다고 합니다.

건조기에 말리는 경우에도 보통 45도에 말리는데, 조카 외삼촌(호칭이 애매하네요^^;)도 농사를 많이 지으시기 때문에 40도 이상으로 건조하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시간이 오래걸리더라고 38도 정도에서 건조한다고 합니다. 2일 정도 걸린다네요. 

첫날, 톤백 자루(7~800Kg) 한 개를 멍석위에 깔았고 두 개를 건조장에 보냈습니다. 둘쨋날,  반 자루와 자연 농업 방식과 비교하기 위해 관행농법(그래봐야 처음 살충제 한번 준거랑 밑거름 한번 준것 밖에 없는...)으로 지은 100평 한 다랭이에서 수확한 벼는 따로 말리고 있습니다.

보통 4.5~5개 정도 나왔다고 하는데, 4개가 채 안나왔으니 수확량이 꽤 줄었습니다. 직파한 논과 물관리가 힘들어 휴경한 논, 총 300평 정도를 감안하면 15%정도, 총량대비 30%정도 줄었네요. 땅이 살아나기 전까지는 관행농법 보다는 수확량이 적다고 말은 들었지만, 수확량이 적으니 바로 엄마가 한소리 하십니다. '내년에는 그냥 남들처럼 비료줘서 키워! 힘들게 농사져서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아.. 좀 비싸게 받아서 수입이 좀 늘어나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않고, 내년 농사는 어찌해야 할지...... 쩝!

 

판매에 관한 저의 생각!

첫째, 백미(10분도미~12분도미)는 판매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힘들게 좋은 먹거리를 생산해놓고 영양분의 70%이상을 깍아버린 백미를 파는 것은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벌거벗은 공화국 김윤수 선생님께 이 얘기를 들었는데 100% 공감합니다). 현미와  5분도미 이하의 저분도미만 판매합니다.

둘째, 즉석 도정을 해서 소량 판매(10Kg 이하)합니다. 도정 후 15일이 지나면 산화로 인해 맛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한달 이내에 먹는것이 밥맛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1~2주 분량만 소량 구매하셔서 드셨으면 합니다.

셋째, 그냥 한번 거래하고 끝나는 것이 관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밥맛을 책임져 드리겠습니다. 방앗간에서 대량으로 도정해서 팔면 비용도 적게들고 편하겠지만 그건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  힘들지만 자연 건조를 해서 벼 상태로 흙벽돌로 된 창고에 잘 보관했다가, 필요하실 때마다 즉석에서 도정해서 1Kg 단위로 진공포장(산화 방지)을 한 후에 보내드리겠습니다.

넷째, 나눔을 위해 10%는 불우 이웃을 위해 쓰여집니다!

   - 이를 위해 좀 비싸더라도 다음 주에 정미기를 구매하겠습니다. 그리고, 건조기에서 건조한 쌀은 5% 정도 싸게 판매합니다. 가격은 정미기 산 후에 테스트 후 별도 공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