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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농업

2012년 자연농업 벼농사 성적표

2012년 자연농업 벼농사 성적표

 

평생 처음 농사지은 쌀을 수확하여 판매하였다. 정부수매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도정하여 직거래로 전량 판매한 결과를 정리해 본다. 귀농해서 쌀 농사지으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경작 평수

    관행농(비교군) : 110평

    자연농업: 1,560 평

    직파: 200 평

    휴경: 130 평

       총 2,000평(10마지기)

 

경작지 모습. 마을로 부터 2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농사짓기는 딱이다. 우측 하단 논은 서울사람껀데 경작하지 않고 있다.

 

▣ 수확량

   □ 관행농:  콤바인 자루 5.5 가마

   □ 자연농법 모내기: 콤바인자루 62.5 가마(건조기 저온건조 34 가마, 자연건조 28.5 가마)

   □ 자연농업 직파: 콤바인 자루 3가마

       총 : 콤바인 자루 71 가마

 

쌀을 보관하는 창고. 오~래 전에 흙벽돌로 지은 창고이다.

 

▣ 도정

   □ 관행농: 5.5 가마 도정 → 쌀 124 Kg

   □ 자연농법

       ○ 자연건조: 25.5 가마 도정 → 쌀 688 Kg

       ○ 건조기 건조: 25 가마 도정 → 쌀 678 Kg

   □ 잔여

      ○ 자연건조: 3가마 ▷ 91Kg 예상(평균 도정율 78% 적용)

      ○ 건조기 건조: 9 가마 ▷ 267 Kg 예상(평균 도정율 80% 적용)

      ○ 자연농업 직파: 3가마 종자용 보관(풀과 어울려 자란 벼이기 때문에 자생력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됨)

        총 : 쌀(80Kg) 약 24가마

   □ 분석

      ○ 콤바인용 1자루 평균 무게: 36Kg

      ○ 콤바인용 1자루 평균 쌀 도정: 28Kg

      ○ 평균 도정율: 78.8%(자연건조 77.9%, 건조기 건조: 79.7%)

 

가정용 도정기.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도정해서 발송한다.

 

▣ 판매

   □ 관행농 쌀 125 Kg: 자체 소모

   □ 자연농법 쌀

       ○ 자연건조 쌀: 594 Kg 판매 - 2,192,000 원

       ○ 건조기 건조 쌀: 416 Kg 판매 - 1,584,000 원

           총 1,010 Kg 판매 - 3,776,000원

   □ 잔여 쌀 판매 예상 금액: 1,300,000 원

   □ 지인 선물: 약 340Kg

   □ 판매 분석

      ○ 고객 수: 57명(지인 17명, Ofica 회원 31명, 구매자 소개 9명)

      ○ 재구매율: 35%(20명)

      ○ 평균 판매금액: 3,739원/Kg

      ○ 객단가(1인 평균 구매금액): 46,049원

      ○ 현미 구매 비율: 82.2%(나머지는 분도미 구매)

 

1Kg 단위로 진공포장해서 판매한다

 

▣ 비 용

   □ 농사 기본 비용

      ○ 모판(육모):  370,000 원 (175판 주문. 2,500원/모판. 55판 남음)  
      ○ 모내기: 224,000(이앙기 대여, 유류비, 인건비, 식료품 비)
      ○ 자연농업 자재비: 250,000원
      ○ 추수: 600,000원 (콤바인 마지기당 5만원, 식료품비 5만원)
      ○ 건조비: 100,000원 (쌀 반가마니로 대체)

      도지: 쌀 5가마 (원래는 쌀 8가마인데 깍아주셨다^^) 
   □ 농기계 보험 및 감가상각

      ○ 가정용 정미기 감가상각비: 300,000(정미기 180만원, 6년 감가상각) 
      ○ 미세 분무기 감가상각비:  61,600(분무기 37만원, 6년 감가상각)
      ○ 트렉터 보험: 245,000원

   □ 기타
      ○ 진공 포장지: 220,000원(장당 150원)
      ○ 배송 비용: 160,000 원(택배비 손실 및 운송 유류비)

       총 : 약 1,445,400 원

 

▣ 수익 분석

   □ 총 매출액: 5,076,000원(잔여분 예상 판매수익 포함)

   □ 총 비용: 3,630,600원

   □ 순수익: 1,445,400 원

   □ 나눔: 507,600원(매출액의 10%는 이웃을 위해 쓰여집니다^^)

   □ 선물: 340Kg(대략 127만원 예상) 

    

▣ 총평

   10마지기 농사에 보통 쌀 30가마니를 했었다고 한다. 내 첫 농사에 대략 쌀 24가마니가 나왔다. 휴경한 농지와 직파 실패한 농지를 계산하면 대략 5가마니 정도 나오니 평작에 비해 2가마니 정도가 덜 나왔다.

   농약, 비료를 안쓰고 심지어 퇴비도 전혀 안썻는데다가 태풍에 벼가 꽤 도복(쓰러짐)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첫 농사에 이정도면 농사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2012년 일기가 좋지 않아서 다른 곳은 수확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 상황임에야...

    

   쌀 건조 부분에서는 자연건조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건조기 돌리면 편하지만 맛을 위해 고생을 했는데 소비자가 알아주니 힘이 난다. 부모님께서 힘들다고 반대하여 절반 못미치게 태양열로 건조했는데, 2013년 농사에는 장소와 날씨가 허락한다면 전량 자연건조로 하려한다. 

 

   도정은 비싼 금액을 들여서 정미기를 구매하여 즉석도정을 했는데, 아무래도 가정용 정미기의 한계가 보인다. 초반에는 청치(미숙미)가 섞이는게 신경쓰였는데, 다행히도 드시는 분들이 문제없다고 하셔서 넘어갔다. 두번째는 돌이 섞여 나온다는 분들이 몇분 계셔서, 그 이후로는 석발기(돌 거르는 기계)를 3~4번 거친다. 그래도 간혹 돌이 나온다고 한다.. ㅠ 마지막 문제는 뉘(벼)가 꽤 나온다는 것. 이런 저런 방법을 써보다가 요즘은 팔자에도 없는 키질을 한다.

 

도정한 쌀에 뉘가 섞여서 요즘은 키질을 한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잘 되고 안되고 그런다... ㅋ

 

   도정한 쌀은 진공포장기로 1Kg씩 소포장을 한다. 바로 드실 분량(2~4Kg 정도)은 지퍼백에 담가서 보낸다. 상품성이라든가 보관성을 위해서는 진공포장이 좋은데, 환경을 생각하면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고민을 하고있다.

   이렇게 도정, 석발, 키질(뉘 분리), 진공포장까지 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10kg 준비하는데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듯 하다. 좀 문제가 되는부분이다...ㅠ

 

   쌀 판매 부문에서는 정부수매를 안하고 고급품종(고시히까리, 나중에 들어보니 전문가만이 농사짓는 품종이란다)을 선택하여 직거래를 하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은 없어서 좀 불안했던 건 사실이다. 다행히 Ofica 카페를 통해 올린 판매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주문해 주셔서 대부분 판매되었고, 남은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물량 부족에 관해서는, 장기구매하기로 약속한 고객님들께 상당히 죄송하다. 흙벽돌 창고에 보관하고 1년 내내 쌀을 보내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어느정도 물량을 확보해야 할지 감이 오지를 않아서 주문이 들어오는데로 판매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추수 전에 매진될 듯 하다. 2013년에는 선주문 방식으로 해서 정확한 물량을 확보해야 겠다.

   판매금액은 Kg당 4,000원으로 책정(건조기 건조는 200원 할인, 장기구매 및 이벤트 할인 등 진행)을 했는데, 일반 쌀을 드시던 분들은 비싸다고 하시고, 친환경 쌀 드시던 분들은 왜이렇게 싸냐고 하셨다. 사실 동일 품종의 관행농 쌀이 3,000원~3,800원 정도 하고, 즉석도정한 관행농 쌀이 4천원이 넘는다.

 

   첫 해라 수익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는 않았는데, 생각보다는 적게 나온듯 하다. 관행농으로 수매를 했을 경우 10마지기 농사에 쌀 30가마(18만원 수매)에 농사비용(140만원), 도지(쌀 8가마) 빼면 256만원 정도가 수익이니, 논농사해서 돈 만지려면 몇 만평은 해야한다.

   사실, 수익금액에 선물한 것을 포함하면 관행농 수익과 비슷하다. 2013년에는 선물도 줄어들 테고, 판매금액도 현실화를 좀 하면 품 값은 나올듯 하다.

   2013년에는 일부를 태평농법을 적용할 생각이다. 자연농업에서는 자연농업 자재를 많이 사용하는데, 비용이라던가 일손이 생각보다 많이 들고, 설탕이나 소주등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자연농업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태평농법에서는 경운을 하지 않고 건답직파를 하기때문에 일손이 많이 줄어드는데, 풀을 얼마나 잘 잡느냐가 관건이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